독서모임.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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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자

 

 

커피는 희랍어로 걸어온다 / 서희자

 

, 가뭄 정서에 가랑비가 내리더니

감색 걸친 나무 그루 분위길 깔고 있다

저리 곱게 물들려면 얼마큼 내공을 쌓아야 할까

삶의 페이지 넘길 때마다 가지끝 바람이 차다

마술 주전자가 딸깍 딸깍 연기를 뿜어 올리자

안개 속의 여객선 ! 내게로 온다

블랙박스를 구호품인 챙기는 사이

맨하탄 시가지가 떠오르면서 티파니의 아침은

모금의 환유처럼 달콤했다 역마살 시절도

알고 보면 고뇌를 우려 커피 색이다

어느새, 검게 물들기 시작한 지중해

고달픈 여정도 정박을 꿈꾸는가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

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피라밋!

슬픈 신화를 넘기는 순간

뜨겁게 달군 일상이 금새 식어버렸다

박지영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 박지영

 

청소기는 많은 일을 있다. 예를 들면 꿀벌을 사라지게 하는 . 북미를 시작으로 남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 걸쳐 꿀벌들이 사체도 없이 사라졌다. CCD, 군집붕괴 증후군의 원인은 전자파, 바이러스, 온난화 등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는 같았다. 글쎄. 청소기가 아닐까? 수만 있다면 남자도 청소기로 많은 것들을 사라지게 하고 싶었다. 산지 밖에 됐는데 고장이 나잖아요, 제품 불량 아니에요? 툴툴대는 저런 여자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4 안에 인류에 재앙이 닥칠 거라고 했다는데, 꿀벌이 사라지고 야생표범이 사라지고 북극의 빙하가 사라지고……. 사라짐이 가속화되는 보면 4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을 같았다. 청소기 하나도 제대로 사용할 모르는 인간들이라면 그런 꼴을 당해도 싸다.

고장의 원인은 게으름이었다. 청소기를 분해하자 퀴퀴한 먼지 냄새가 끼쳐왔다. 오랫동안 제거하지 않은 먼지가 단단히 뭉쳐 있었다. 핀셋으로 주입부를 막고 있는 먼지 덩어리를 집어 여자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증거를 수집하는 형사처럼 조심스러운 손놀림이었다. 남자는 CSI 과학수사대의 팬이었다. 덕분에 남자는 세상의 모든 일이 범죄라는 것을 깨달았다.